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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을 벗어나 자연이 있는곳으로 ....

안녕하세요 이용후기를 이렇게 후기를 직접 쓰고 있습니다. 좋네요..ㅎㅎ                   아픈 그를 보고 과연 자신이 밀어낼 수 있을까 확신도 들지 않았고. “에밀리아 양?” “……괜찮으시다니 다행이에요. 근데 지금은 일단 푹 쉬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에밀리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 마치 모든 걸 차단하려는 사람처럼 치마 앞에 양손을 꽉 모아 쥐는 모습에 파비오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공작님께서 꼭 데려오라고 말씀하셨던지라 같이 가 주셔야겠습니다.” 사건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그의 입장에서는 크리스티나와의 사건 경위에 대해 궁금할 수도 있는데 너무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다. 일단은 이 사건을 해결한 후에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 건데.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자꾸만 감정적으로 구는 자신의 모습에 신물이 올라왔다. 에밀리아는 슬그머니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떫은 과일을 스타토토사이트 베어 문 것 같은 맛이 입안에 자꾸만 맴돌았다. *** 조심스럽게 침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엔리코의 눈꺼풀이 서서히 롤토토사이트  올려지면서 날카로운 눈매가 문 쪽으로 향했다. 독한 약 냄새에도 피 냄새는 지워지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오던 에밀리아가 그 냄새에 움찔 멈춰 서더니 바닥에만 롤베팅 있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이마와 뒤통수를 감싸는 하얀 붕대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체에는 자잘한 상처가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흔들리는 시선이 탄탄한 근육으로 짜인 상체를 피하듯 빠르게 붕대가 롤배팅 있던 왼팔로 향했다. “……오지 않을 생각이었나?” 다가올 생각이 없는지 닫힌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에밀리아는 고요히 응시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낮게 잠긴 나른한 목소리에 치마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에 지그시 힘이 들어갔다. “진짜로 오지 않을 생각이었군.” 자고 있지 않다고 전달받아서 파비오에게 데려오라고 지시했던 건데, 생각보다 오래 걸려 한 번 해 본 말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정곡을 찔린 사람처럼 아무 말도 못 할 줄이야. 약에 취해 멍했던 기분이 막 술에 깬 사람처럼 확 정신이 들었다. “휴식하시는 게 우선일 거 같아서 나중에 찾아뵈려고 했어요.” “아니면 생각보다 걱정이 안 되었나 보지. 보통은 자기 때문에 남이 다치면 어떤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 마음이니.” “그건…….” 엔리코가 입매를 비틀며 차갑게 웃었다. “참 매정하네.” 비웃는 것 같은 입꼬리와 다르게 한숨 쉬듯 내뱉는 말은 묘하게 씁쓸했다. “저번에는 다치지 말라 하더니 이제는 그런 말도 안 하는 건가.” 에밀리아의 양손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마주 잡았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무슨 염치로 말씀을 드리겠어요. 이런 상황에서 절 보면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지 않으실까 해서 기다리려고 했던 겁니다.” “그럼 가까이 와서 말해. 당장이라도 도망칠 거처럼 문 앞에 서 있지 말고.” 엔리코가 잔잔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한순간에 조용해진 실내에선 에밀리아가 마른침을 삼키는 작은 소리가 노골적으로 들렸다. 모든 걸 초연한 사람처럼 굴던 에밀리아가 슬슬 짜증 나려던 참이었는데, 스타베팅 자세히 보니 긴장한 것으로도 보여 굳어지려던 엔리코의 얼굴이 살짝 풀렸다. “더.” 반쯤 와서 멈춰 서는 그녀의 다리를 보며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의 말에 그녀가 두 걸음 더 움직였다. “가까이 와.” 이 정도 거리면 충분할 텐데 얼마나 가까이 오라는 건지. 에밀리아는 손 닿을 거리 정도로 다가가면 다친 그를 자세히 살피고 싶어질 듯했다. 거기다 표정 관리 또한 힘들어질 거 같아 더는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다. 잠시간 입 안쪽 살을 잘근잘근 깨물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용건만 간단히 이야기하고 제가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얼른 쉬셔야죠.” 엔리코의 자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걱정하는 척하지만 얼른 침실에서 나가고 싶은 에밀리아의 속내가 고스란히 보였다. 그런 그녀를 빤히 쳐다보던 그가 천천히 침대 아래로 다리를 내렸다. 일어서려는 낌새를 보이는 그를 보자마자 그녀가 흠칫 두 눈을 깜박였다. “아직 움직이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아쉬운 사람이 이쪽으로 오라는 거 아니었나.” 그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면서 중얼거렸다. 허공에 얽혀 있는 서로의 시선은 떼어지지 않았고 이대로 조금만 있으면 그가 일어설 거 같았다. 조금만 움직였는데도 그의 두꺼운 목에 푸른 핏줄이 도드라지면서 가슴과 어깨 근육이 움찔거렸다. “……제가 갈게요!” 에밀리아가 그를 저지하듯이 다급하게 양손을 앞에 들며 외쳤다. 그녀는 조금 전 굼떴던 걸음과는 판이하게 금세 거리를 좁혀 그의 앞에 섰다. “얼른 편히 누우세요.” “못 눕겠는데.” 커다란 손이 얇은 손목을 향해 조심스럽게 뻗었다. 올가미처럼 느리게 감싸 쥐는 롤드컵토토 손길에 그녀가 움찔하며 시선을 내렸다. “당신이 또 도망갈까 봐.” 그녀가 두 눈을 꾹 감았다 뜨며 입을 열었다. “도망가지 않아요. 지금은.” “나중에는 도망간다는 소리인가.” “지금 그 말을 하기 위해 절 부르신 건 아니지 않나요?” “또 말 돌리지.” “말을 돌리는 건 제가 아니라 공작님 아닌가요. 용건이 있으셔서 부르셨잖아요. 롤토토 경위가 궁금하셨던 거 아닌가요?” 그의 시선은 그녀에게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고요히 가라앉은 자안에 침실을 밝히는 촛불이 일렁이는 게 비쳐 보였다. “용건……. 딱히 없는데. 그냥 당신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서 불렀어. 사건 경위라 해 봤자 그 범죄자를 중점으로 조사하면 돼.” 에밀리아는 왠지 귀를 막고 싶었다. 차라리 자신을 구해 준 걸 빌미로 대가를 요구하든, 무방비하게 비상계단에 갔던 걸 신랄하게 비꼬든 그냥 평소대로 했으면 좋겠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유독 다정하게 구는 건지. 그저 기분 탓이라고 넘기기엔 그의 두 눈에는 내내 염려가 묻어나 있어 가슴이 답답했다. “그래서, 당신 몸은?” 그런 그녀의 속을 알 리 없는 엔리코가 말끝을 느릿하게 늘리며 위아래로 에밀리아의 스타토토 훑기 바빴다. 제 말을 순순히 듣지 않는 그녀가 예전에는 거슬려서 바로 길들이고 싶었다. 하나 이제는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그녀의 안위부터 살피게 되고 있었다. 아마 자신이 그녀의 그런 태도에 익숙해졌거나, 혹은 마음이 더 깊어졌거나인데 어차피 이유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조금 전 그녀의 행동보다 어제의 사건이 더 신경 쓰였고, 파비오에게 그녀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듣긴 했어도 직접 확인하고 싶은 게 우선이었다. ‘아예 없애 버렸어야 하는데…….’ 손톱에 긁힌 상처 때문에 약을 발라 놓은 그녀의 목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상처를 보니 크리스티나에 대한 크나큰 패착이 고스란히 와닿았다. 평생을 고달프게 살도록 만들어 주려고 한 결정인데 이 사단을 불러올 줄이야. 크리스티나가 에밀리아를 밀 때 급하게 감싸 안긴 했지만, 그전부터 꽤 오래 실랑이했다는 건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어제까지 도주 흔적도 발견되지 않은 것도 신기한데 크리스티나는 얼마나 수를 쓴 건지 1층과 2층 비상계단 출입구를 모두 잠가 놓기까지 했다. 조금만 더 빨리 갔다면 저런 상처도 생기지 않았을 텐데, 뒤늦게 에밀리아의 빈자리를 눈치채고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허비한 게 문제였다. 공포에 질린 눈으로 크리스티나를 응시하던 에밀리아와 그런 그녀에게 향하던 소름 끼치는 칼날의 빛이 아직도 눈에 선연했다. 오죽하면 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을 무언가가 헤집어 놓는 거처럼 연신 욱신거리는데도 당장 에밀리아를 봐야 안심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왜 절 걱정하세요. 저 때문에 공작님이 다치신 거잖아요. 제게 화를 내셔야죠.” 대체 누가 크리스티나를 노역장에서 탈출시킨 건지부터 알 수 없어 불안한 상황이었다. 한데 크리스티나에 관해 묻는 거 보다 오히려 자신에게 답답하다는 양 말을 토해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에밀리아의 행동에 엔리코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왜 자꾸 내 성질을 긁는 거 같지. 일부러 이러는 건가?” “그게 아니라…….” 에밀리아는 말끝을 흐리다 입술을 꾹 다물며 내리뜨고 있던 시선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더는 그에게 흔들려선 안 되고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었다. 엔리코의 곁에 남는 건 그와 자신 모두가 불행해지는 일로 될 것이다. 차라리 이대로 찢어진다면 지금은 마음이 아플지라도 그 고통은 길게 가지 않을 게 분명했다. “왜. 화난 내가 계약 파기에 응할까 기대라도 했나?” 흔들릴 줄 알았던 비취색 눈동자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놀라는 거보다 오히려 마음의 준비를 하는 사람처럼 덤덤해지는 반응이라니. 엔리코의 턱에 지그시 힘이 들어가면서 그나마 풀렸던 그의 낯이 딱딱하게 굳어 갔다. “공작님.” “말하지 마.” 그가 붙들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의 오른손이 그의 손 위에 천천히 겹쳤다.

정말 좋았던..

가족들끼리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굿이네요 ㅎㅎ.                 “폐하.” 셀리야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턱을 바짝 치켜들었다. “폐하께선 제 무엇도 갖지 못할 것입니다.” 셀리야는 제 뺨에 닿은 일레온의 손을 그러쥐며 말을 이었다. “제 삶도, 제 죽음도, 온전한 제 것이니.” “…….” “부디, 갖지 못할 것을 탐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 말한 셀리야는 일레온의 손을 뿌리치며 살포시 미소 지었다. 커다란 녹색 눈동자가 고운 눈매 안에 접히며, 스타토토사이트 입술 끝이 호선을 그렸다. 일레온은 제 손을 감히 뿌리친 셀리야를 타박할 수 없었다. 그는 환하게 웃는 셀리야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비단, 셀리야의 외모가 지나치게 아름다워서가 아니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온몸에서 흘러나오는 기품이,  롤토토사이트 응시하는 맹렬하고도 강렬한 시선이. 일레온의 속에 있던 무언가를 건드렸다. “……내가 미운가?” 일레온이 셀리야의 어깨를 거칠게 움켜잡으며 말했다. “……네 왕국을 멸망시켜버린 내가, 그리도 증오스러운가?” 셀리야의 어깨를 움켜쥔 일레온의 손에 핏줄이 도드라졌다. 억센 손길에도 셀리야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대신 고요히 미소 짓기만 했다. “그래서 대신전을 불태웠나? 네 모든 걸 앗아간 내가 증오스러워서, 내게서 소중한 것을 앗아가고 싶었어?” 이 와중에도, 석류처럼 붉은 입술이 탐스럽게 느껴지는 일레온이었다. 그는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 제 아랫입술을 이로 짓이겼다. 셀리야를 응시하는 일레온의 눈동자가 욕망에 번들거렸다. “왕녀여. 그 아름다운 외모로, 몸이라도 팔아 살아남았나?” 자신에게 이능이 있는 걸 알지 못하는 일레온을 보며 셀리야가 소리 없이 웃었다. “글쎄요.” “…….” “팔 수 있는 거라면 다 팔았을 수도, 아니면 롤베팅 무엇도 팔지 않았을 수도 있지요.” 셀리야를 바라보는 일레온의 목울대가 꿈틀거렸다. 입안이 바싹 마르며 타는 듯한 갈증이 일었다. “하실 말씀이 끝나셨다면, 롤배팅 가고 싶습니다.” “나는…… 너를.” 일레온은 셀리야의 어깨를 움켜쥔 손에 힘을 가했다. “돌려보낼 수 없다.” “…….” “네가 이 공간에서 나가는 즉시, 감옥에 있는 네 연인의 목숨을 거둬 많은 이가 볼 수 있게 성벽에 그 목을 내걸 것이다.” 일레온의 벽안이 탁한 빛을 띠었다. “얼마 남지 않은 살점은 굶주린 독수리가 쪼아 먹게 할 것이고, 네 연인의 영혼은 어떤 곳에도 가지 못한 채 영원히 방황하겠지.” 웃음기를 거둔 셀리야는 건조한 낯으로 눈앞의 일레온을 올려다보았다. 일레온은 셀리야가 흡사 자신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런데도 불쾌하긴커녕, 몸에서 전율이 흐르니 이상한 일이었다. “자, 이제 어떻게 할 테냐.” * * * 수도에 위치한 거대한 대신전이 화염에 휩싸였다. 새빨간 불길은 불씨를 흩날리며 맹렬하게 타올랐다. 윤이 나게 반질거리던 신상과 화려한 태피스트리로 꾸며진 창문, 먼지 한 점 없던 기도실과 집행인을 키워내는 은밀한 지하실, 의식을 치르는 제단까지 화염이 모든 걸 집어삼켰다. 사람들이 허겁지겁 놀라 불을 진압하려 했으나, 거세게 타오른 불길은 스타베팅 대신전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폐허가 된 대신전에는 불길에 그을린 시신 조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정작 대신전을 불태운 범인은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잡히지 않고 있었다. “시, 신의 진노를 산 거야!” 의지할 곳이 없어진 거리의 사람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사람들은 며칠간 방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밤에는 거리에 아예 나가지도 않았다. 태양이 환하게 내리쫴야 할 정오건만, 하늘엔 우중충한 먹구름이 장막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높게 솟은 성벽 너머로 뾰족하게 솟은 금빛 첨탑이 보였다. 황궁이 보이는, 수도 거리. 잎이 무성한 커다란 아름드리나무 근처에는 남자 여자 할 거 없이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브릴리온의 천사는 마녀가 분명합니다! 그 마녀 때문에 칼립소 공작 각하께서 감옥에 갇힌 겁니다!” 아름드리나무 앞, 하얀 비단옷을 걸친 젊은 남자가 롤드컵토토 소리쳤다. “대신전이 불타서 사라진 게 바로 그 증거입니다! 우리가 천사라고 불렀던 여자의 롤토토 남자를 홀려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는 마녀였던 겁니다! 하여, 그 여자를 탐한 남자들이 하나같이 끔찍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 겁니다!” 남자의 주장에 사람들이 너나 할 거 없이 웅성거렸다. “하긴, 그 여자가 황궁에 들어가게 된 이후로 이상한 일이 연달아 일어났잖아.” “……정말 마녀가 아닐까요?” “대신전이 불탄 것도 이상하고, 칼립소 공작 각하께서 감옥에 갇히신 것도 모두 마녀의 농간일지도 몰라.” 두려움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두려움을 다른 이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불안과 두려움에 떨던 사람들에게, 셀리야는 일종의 희생양이었다. “선황제 폐하도, 황태자 전하도, 아름다운 그 마녀를 탐하다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습니다. 대신전이 불탄 건 신께서 우리 모두에게 경고를 내리기 위함인 것입니다! 그 마녀를 황궁 밖으로 끌어내, 죽이라는!” 남자가 새하얀 비단옷을 펄럭이며 외치는 소리에 사람들이 격하게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 여자가 황궁에 들어가고 나서 얼마 안 가 황족들이 죄다 죽어 나갔잖아.” “어쩐지 사람을 홀리는 얼굴이라 했더니.” “흑마술이라도 쓴 게 아닐까요? 사실 저 아름다운 얼굴은 가면이고, 추악한 노파의 모습인 거죠.” 사람들은 저들의 상상을 마치 실제인 양 떠들어댔다. “위대한 황제 폐하께서는, 그 마녀를 우리에게 내어주실 겁니다. 아벨론을 어지럽히는 마녀를 우리들의 손에 넘겨주실 겁니다.” 남자의 말에 사람들이 옳소, 옳소 동조했다. 수풀 뒤에서 이 모든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남자 한 명이 있었다. 전신에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남자의 샛노란 동공이 뱀처럼 날카롭게 번뜩였다. 그것도 잠시, 남자는 뱀처럼 스르륵 미끄러지듯 황궁 안으로 사라졌다. * * *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황궁 지하 감옥.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벽에 매달린 횃불이 위태롭게 일렁였다. 환기가 안 되는 감옥은 썩은 내와 곰팡 내가 동시에 풍겼다. 짐승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철창에 몸을 억지로 욱여놓은 죄수들에게서 나는 지독한 악취에 식사를 배급하러 온 기사가 얼굴을 와락 구겼다. 그것도 잠시. 기사는 감옥 맨 안쪽에 위치한 죄인에게 식사를 배급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저벅저벅. 얼마나 갔을까. 기사가 감옥 맨 안쪽, 거대한 철창 앞에 당도하자 스타토토 모습이 드러났다. 벽 한켠에 매달린 횃불이 죄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비췄다. 단단한 바위 같은 몸이었다. 호흡할 때마다 잘 짜인 근육이 커다랗게 부풀었다가 홀덤사이트 반복했다. 팔과 다리에 무거운 구속구를 차고 있는데도, 죄인은 호흡 하나 흐트러지는 법이 없었다.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죄인은 너무나 온라인홀덤 보였다. 죄인은 언제든 감옥을 빠져나갈 수 있는데, 사실 제 의지로 갇혀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한 기사였다. 기사는 식사를 배급하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입을 벌렸다. 몸에 이어 죄인은 얼굴 또한 완벽했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콧날, 날카로운 턱선, 무엇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기사는 절로 순수한 감탄과 경외가 일었다. 오랫동안 봐온 얼굴이건만, 경외심은 희미해지긴 커녕 더더욱 짙어져만 갔다. “칼립소 공작 각하.” 더는 공작이 아닌데도, 기사는 그를 그렇게 불렀다. 팔다리에 구속구를 차고 있는 디트리히의 눈이 기사에게로 소리 없이 떨어졌다. 감정 한 자락 안 실린 고요한 붉은 홀덤사이트 기사는 온라인홀덤 모르게 침을 삼켰다. “……식사입니다.” 달각. 기사는 묽은 수프가 담긴 식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바깥 상황은 어때.” 디트리히는 음식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이에 기사가 대답했다. “사람들이 마녀 사냥을 하려고 합니다. 명목상으론 마녀 사냥이지만, 실제로는…….” 기사는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말해봐라.” 디트리히의 재촉에 기사의 입이 다시 열렸다. “몇몇 대부호들이 마님을 독차지하기 위해 꾸민 짓입니다.” “…….” “그리고 황제 폐하께서…… 마님을 따로 불러들여…….” 디트리히의 눈빛이 차게 가라앉았다. “지금, 두 사람이 같이 있나?” “네, 그렇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자신과 같이 있지 않으면 공작 각하를 죽이겠다 마님을 협박하셨습니다. 하여 지금 황제의 방에 함께 있습니다.” 디트리히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앤더슨.” “네, 각하.” “나 대신, 황궁 대신들을 처리하느라 고생 많았다.” 디트리히의 말에 앤더슨이 고개를 깊숙이 조아렸다. “……아닙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감옥에 갇혀주는 건,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구속구는 지금 당장 풀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디트리히에게 앤더슨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디트리히는 팔다리에 달린 무거운 구속구를 그저 온몸에 힘을 주는 것으로 풀었다. 철컥. 앤더슨은 놀라 입을 쩍 벌렸다. 저 무거운 구속구를, 열쇠도 없이 풀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 줄 몰랐다. 정작 디트리히는 팔목을 비틀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가지.”  

실제 이용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용후기를 이렇게 직접 쓰고 있습니다. 너무 컨디션도 괜찮고 즐거운 펜션의 느낌이였습니다. 가족들끼리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다 왔습니다. 다른분들도 후기를 보시고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벨로스는 평소보다 좀 더 멋을 부렸다. 릴리의 생일 파티이긴 했지만, 각국의 귀빈들과 귀족들이 참석한 제법 큰 연회였다. 리넬의 선의도 있고, 소개받을 영애들 몇몇은 오늘 황녀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거 같아 차림새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파티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모두의 스타토토사이트 벨로스에게 집중됐다. 유독 더 시선이 몰리는 듯도 했다. 차림새에 조금 더 신경을 썼을 뿐인데 평가가 아주 후했다. 실제로 영애들은 벨로스의 머리 위에만 조명이 하나 켜져 있는 거 같다며 수군 거리도 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매혀엉-!’ 하고 앳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벨로스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가져갔다. 자신을 매형이라고 불러댄 이는 바로 5살 마티어스였다. 그동안 마티어스는 벨로스를 마탑이, 마탑놈, 마탑님을 거처 마탑주님이라고 정확히 호칭하기 롤토토사이트 게 무려 3개월이 지났는데, 뜬금없이 매형이라니. ‘잘못 부르셨겠지.’ 벨로스는 마티어스의 말을 못 들은 척했다. “매혀엉…… 읍!” 릴리가 한 번 더 동생의 옆구리를 찌르자 마티어스가 반사적으로 다시 입을 열었고, 모이야와 모니가 그 입을 손으로 봉쇄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연회장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어디선가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다들 창문이 열렸나 생각했지만, 그건 리넬 황제의 머리 뚜껑이 열리면서 나온 냉기였다. 벨로스는 자신을 무섭게 노려보는 리넬을 보며 의아했다. 낮에는 다정하게 자신의 이상형을 물어보며 여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더니, 저녁이 되자 황제의 눈빛이 돌변해 있었다. ‘왜 저러는 거지?’ 벨로스는 뭔가 실수한 게 있나 싶어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황제의 눈에 거슬릴 만한 짓을 한 건 없었다. ‘내가 여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서 그게 질투가 나서 저러시나?’ 자신의 외모 때문이라면 충분히 수긍이 갔다. ‘잘난 걸 어떡하라고.’ 벨로스는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리넬의 시선을 외면한 채 보란 듯이 영애들과 눈인사를 나눴다. 영애들은 벨로스의 작은 미소에도 황홀감에 젖어 낮게 신음했다. 악단의 연주가 시작되고 몇 분 후, 누군가 벨로스의 바짓단을 잡아당겼다. 누구지? “황녀님?” 벨로스는 미소를 지으며 릴리를 내려다봤다. “제게 춤을 신청해 주시겠어요?” 릴리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저랑 말입니까?” 벨로스가 살짝 당황한 얼굴로 주변을 살폈다. 릴리의 또래들. 그러니까 파트샤 제국과 아클라토 왕국에서 온 디베로 황자와 테오 왕자, 거기다 캐서린의 아들 클라크가 도끼눈을 뜨고 벨로스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한 벨로스는 눈치 없게도 허리를 숙여 릴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와 한 곡 추시겠습니까. 황녀님?” “좋아요.” 릴리가 새침하게 대답하며 벨로스의 손을 잡았다. 춤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현저히 차이 나는 키 때문에 두 사람은 그저 두 손을 맞잡고 뱅글뱅글 도는 게 전부였다. 리넬은 마치 벨로스를 릴리의 키처럼 눌러 버리고 싶은 표정이었다. 서로 손을 잡고 홀 한가운데를 이리저리 오가는 것뿐인데도 릴리는 무척 행복해했다. 한 번씩 벨로스가 릴리를 안아서 휙휙 방향을 바꿔 내려 줄 때마다 릴리는 까르르 웃어댔다. “내년에는 나도 저렇게 해줄 수 있는데.” 멜라니의 아들 테오가 시무룩한 얼굴로 말하자, 로지의 아들 디베로가 두 손을 불끈 쥐며 중얼거렸다. “나는 지금 해줄 수 있는데.” “키는 제가 제일 큽니다.” 캐서린의 아들 클라크도 말을 보탰다. 셋은 착잡한 심정으로 벨로스의 손을 잡고 연회장을 휩쓸고 다니는 릴리를 바라봤다. 벨로스와의 춤이 끝나면 다음은 자기 차례라며 서로 다음은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릴리의 관심사는 오직 벨로스였다. “마탑주님. 있잖아요…….” “예. 황녀님.” “제가 많이 사랑해요. 히잇.” “예, 저도 많이 사랑합니다.” 벨로스는 대수롭지 않게 릴리의 고백을 받아치며 윙크했다. 릴리의 작은 가슴이 한껏 부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리넬과 젤다가 연거푸 와인을 마셔댔다.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친 벨로스는 두 사람에게도 윙크를 날렸다. *** 릴리의 생일 파티 다음 날, 각국의 귀빈들과 본궁에서 오찬을 즐겼다. 다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샤트오닐 왕국의 마틴스 왕만 홀로 쓸쓸히 들어와 자리했다. “마틴스 폐하께선 왜 아직 결혼하지 않으세요?” 나는 짠한 마음이 들어 그에게 물었다. “왕국을 안정시키느라 겨를이 없었습니다.” “왕국은 왕위에 오르시고 1년 안에 완전히 안정된 거로 아는데요? 그게 롤베팅 5, 6년 전 일이에요.” “하하. 올해부터는 생각해 보겠습니다. 황후 폐하. 그동안은 사실 멜로디를 키우는 재미에 빠져 결혼을 미룬 것도 있습니다.” 마틴스 왕은 페실리니의 딸 멜로디를 입양해서 친딸처럼 키웠다. 왕녀로 자란 멜로디는 우리 릴리와 고작 몇 달 차이지만, 훨씬 어른스럽고 얌전했다. 구김살 없이 자라준 것도 감사한 일인데, 파티에서도 마틴스 왕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종종 눈에 뜨여서 참 어여뻤다. 리넬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하염없이 부러워했다. 멜로디가 마틴스 왕의 어깨를 주물러 주던 그 시각, 우리 릴리는 벨로스의 손을 잡고 춤을 추느라 바빴다. 리넬이 몇 번이나 딸을 애타게 불렀지만, 릴리는 그를 돌아보며 검지를 입술에 대고 ‘쉿’ 하고 주의를 줬다. 자기한테 제발 말 걸지 말고 입 좀 다무시라는 릴리의 제스처에 그는 내 어깨에 이마를 대고 슬퍼했다. “멜로디 왕녀도 이제 8살이 됐으니 폐하께서도 좋은 반려자를 맞이하세요.” “예, 노력해 보겠습니다.” 마틴스 왕이 쑥스러운 투로 대꾸하자 리넬이 마침 잘됐다며 테이블을 두드렸다. “오늘 그렇지 않아도 마탑주에게 영애들과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폐하께서도 함께 자리하시는 게 어떨는지?” 그가 마틴스 왕에게 물었다. 다들 좋은 생각이라며 대놓고 마틴스 왕을 부추겼다. “좋은 인연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참석하시죠?” 노튼 황제가 마틴스 왕에게 말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 참. 람스 황자는 아카데미에 입학했다죠?” 마틴스 왕이 웃으며 대꾸하다 람스의 안부를 물었다. “예에. 저희가 떠나는 날이 방학식 전날이라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로지가 노튼 황제 대신 대꾸했다. “아주 의젓하다면서요?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보고 싶었거든요.” 내가 아쉬워하자 로지가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같이 오진 못했지만, 오늘이나 내일쯤엔 도착할 거예요.” “그래요? 방학인데 이곳까지 오려고 할까요?” “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했으니 올 거예요.” “어머, 그게 누군데요?” 내가 궁금해하자, 로지와 노튼 황제와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웃었다. *** “우리가 업어 키운 새끼들을 한 방에 두고 볼 수 있어서 정말 기부니가 롤배팅 모니~?” 모니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릴리 황녀의 방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모이야도 어제 파티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 “저것들이 빨리 커야 우리도 효도 받으며 편히 살 텐데. 그치?” 모니가 물었다. “이번에 싹수를 보겠어. 빈손으로 오진 않았겠지?” 모이야가 기대에 찬 얼굴로 말하다가 반대편 복도에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릴리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어디 갔다 와? 어제 생일 선물도 아직 다 풀어보지도 못했지 모이야~?” “마탑주님 방에. 어디 갔지?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네.” “오옹? 몰랐어? 네 아비가 마탑이 결혼시키려고 응접실에다 암컷들 초대한 거.” “!” 두 녀석이 있는 한 황궁 안에 비밀은 없었다. 모니도 벨로스가 응접실에서 꽃처럼 예쁜 영애들 사이에 쌓여 있다고 릴리에게 귀띔해 주었다. 영애들 사이에서도 벨로스의 얼굴이 제일 아름다웠다는 얘기도 굳이 전해주고. 릴리의 얼굴이 가시 돋친 붉은 장미처럼 붉어지기 시작했다. “나한테 이럴 수는 없어!” 릴리가 복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오옹? 어디 가?” “내 눈으로 보기 전까지 믿을 수 없어!” 손까지 잡고 춤도 췄는데, 이럴 수가. 극한 배신감에 휩싸인 릴리는 응접실로 후다닥 내려갔다. *** “못 들어가십니다, 황녀님.” 라파엘이 응접실 문 앞을 막아섰다. 그 옆엔 샤론도 있었다. 두 사람은 리넬의 명을 받고 미리 응접실 문 앞을 스타베팅 있었다. “잠깐 얼굴만 보고 나올게.” 릴리가 발을 동동 굴렀다. 영애들을 한껏 째려보고 나올 작정이었다. “안 돼요.” 샤론이 단호하게 말했다. 릴리는 그만 서러워져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황녀님…… 울지 마셔요.” 라파엘과 샤론은 난감했지만, 그렇다고 응접실 문을 열어줄 수는 없었다. 얄궂게도 응접실 안에서 벨로스와 영애들의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왔다. 나는 이렇게 울고 있는데 마탑주는 저렇게 하하 호호 웃다니. 릴리가 작은 주먹으로 제 복장을 내리치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소리 내어 우는 건 마티어스 같은 어린것들이나 하는 짓이야. 릴리는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으며 울음소리를 죽였다. 그 모습이 과히 비련의 여인처럼 보여서 샤론과 라파엘은 웃지도 못했다. 서글피 우는 릴리의 눈앞으로 손수건 하나가 쓱 나타났다. 릴리는 라파엘이나 샤론이 건넨 손수건이겠거니 하고, 손수건을 받아 시원하게 코를 팽- 하고 풀었다. 코가 뻥 뚫리니 목청까지 뻥 뚫렸다. “으아앙, 내 남편이 될 사람이 저 안에 있는데!” 릴리가 응접실 문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언젠 나랑 결혼한다더니.” 엥? 라파엘 목소리는 아닌데, 누구지? 릴리가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쳐들었다. “누구……?” 반짝임을 너머 번쩍이는 빛이 롤드컵토토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얼굴도 잊었나 보네.” 처음 보는 얼굴이 퍽 다정하게 물어왔다. 저보다는 키가 훨씬 컸지만 비슷한 또래의 남자아이였다. 차림새를 보니 귀족 같은데, 이런 반짝이는 보석을 그동안 못 봤을 리가 없었다. 릴리가 계속 고개를 갸웃하자, 남자아이가 먼저 아는 체를 해왔다. “오랜만입니다. 릴리 황녀님.” “누구더라?” 릴리의 두 눈에서 눈물 롤토토 하트가 쏟아져 나왔다. “서운하네요. 저를 못 알아보시다니.” 남자아이가 픽 웃자, 옆에 있던 샤론이 ‘헉!’ 하고 두 손을 입가에 대고 놀랐다. “세상에! 람스 황자님 아니세요?” 람스 황자? “어…… 어?!” 파트샤 제국의 그 람스 황자? “샤론. 잘 있었어?” 람스가 점잖게 웃었다. “어머나, 저를 기억하세요?” “그럼, 당연하지. 미샤가 자주 얘기하기도 했고.” 람스가 의젓하게 대꾸했다. 로지의 시종인 미샤가 람스의 유모를 겸해서 자주 소식을 주고받던 샤론의 얘기를 곧잘 들려주곤 했던 모양이었다. 샤론이 감격한 얼굴로 기뻐했다. “아이쿠, 람스 황자님! 저도 기억하십니까?” 옆에 있던 라파엘이 슬쩍 끼어들었다. “미안. 나는 미인만 기억해서 자네는 기억이 잘…….” 람스가 미안한 얼굴로 라파엘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그러고는 다시 릴리를 쳐다봤다. “제가 5살 때 보고 처음 보네요. 아, 황녀께선 그때 4살 때라 기억이 안 나시려나요?” “네. 람스 황자님은 알지만, 얼굴은 기억이 안 나요.” “이해합니다. 둘 중 한 사람만 기억해도 되죠, 뭐.” “근데…… 저도 미인이라서 기억하시는 건가요?” “그럼요.” 마음에 쏙 드는 새로운 남편감이 나타난 덕에 릴리의 눈물도 어느새 쏙 들어갔다. “그런데 이 안에 황녀님과 결혼할 남자가 있나요?” 람스가 응접실 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니요? 그럴 리가요.” 릴리가 바닥에서 발딱 일어섰다. *** 오랜만에 만난 각국의 귀빈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며 어제오늘 과음을 했더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낮잠을 좀 자두자. 우리에겐 저녁 만찬이 기다리고 있으니. 나는 본궁 침실로 올라와 침대에서 쓰러져 잠시 눈을 붙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시원한 손길이 내 목덜미와 볼에 와닿았다. “언제 왔어요?” 나는 눈을 감은 채 물었다. “좀 전에.” 그가 뒤에서 내 허리를 바짝 당기며 속삭였다. “취했어요?” “취한 건 당신이지. 얼굴에서 열나.” “당신은 괜찮아요?” “응. 릴리 때문에 속에서 열불 나는 거 빼곤.” 리넬의 푸념에 내가 어렵게 눈을 뜨며 웃자, 그가 손으로 다시 내 눈을 감겼다. “난 몸에도 열이 나요.” “와인을 많이 마시더라니. 술도 잘 못 마시면서.” “폐하가 내려주실 거잖아요.” 다시 천천히 눈을 뜨고 그를 바라봤다. 리넬의 푸른 눈과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열감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술기운에 하는 소리야, 열 기운에 하는 소리야?” “둘 다.” 나는 몸을 돌려 손으로 그의 입술을 매만졌다. “나…… 지금 입안이 너무 더워요.” “물 줄까?” 그는 내가 지금 뭘 원하는지 뻔히 알면서 능청을 부렸다. 더 애원해 달라는 거겠지. 나는 고개를 흔들고는 그의 아랫입술에 내 입술을 스타토토 가져다 붙였다. “내가 원하는 건 이 안에 있는데요?” “그래? 내가 원하는 건 다른 곳에 있는데…….” 리넬의 손이 내 팔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허리선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의 손길이 지나간 곳에 눈이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내 안의 갈증은 조금도 해소되지 않았다. 서로의 몸이 점점 가까워지다가 입술이 먼저 포개졌다. 시원한 그의 말캉함에 열감이 내려갔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드릴 말씀이 있어요!” 느닷없이 침실 문이 벌컥 열렸다. 순간 너무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내 몸처럼 붙어 있던 그를 확 떠 다 밀었다. 힘 조절에 실패한 탓에 그가 침대 밖으로 굴러떨어졌다. 하지만 당황한 건 리넬도 마찬가지여서 그도 나를 똑같이 밀어냈고, 나는 반대편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왜 싸우세요?” “그런 거 아니야.” “오해다.” 우리가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가며 말했다. 어린 릴리의 눈에는 우리가 서로를 밀쳐 침대 밖으로 떨어뜨린 거로 보였겠지. “부모님이 서로 싸우는 모습은 자식에게 무척 해로워요.” “하, 저 방해꾼이 지금 뭐라는 거야?” 리넬이 릴리의 말에 콧방귀를 뀌며 내게 물었다. “릴리, 제발 노크 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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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는 완성한 손수건을 보완하자 말할 작정이었다. 어느덧 사냥제가 다음 주로 성큼 다가왔는데 스텔라 공주가 완성한 손수건은 도저히 사냥제 제출용으로 사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라가 수놓을 재료를 가지러 갔다 왔을 땐 스텔라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어디 가신 거지?” 밀라는 들고 있던 바구니를 내려놓고 발코니로 나가 밖을 살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우중충한 날씨에도 스텔라 공주는 정원에 나가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또 뭔가를 심고 있는 듯했다. 밀라는 스텔라를 부르려다 그만두고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다.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표정이 무척 잘 보였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손에 흙이 잔뜩 묻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주는 황제의 정찬회에 참석하던 날보다 훨씬 더 설레고 즐거워 보였다. 황후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더니 빈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밀라는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곰곰이 생각하다 보고해야 하는 날짜가 다가온다는 걸 떠올렸다. 스텔라 공주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더 많은 내용을 보고할 수 있을 터. 밀라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한참을 서 있다 방으로 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정원에 나갔다. 이런 시녀 생활을 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잠시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웠지만 어쩐지 싱거운 웃음이 났다. “이것도 당근처럼 심으면 돼?” “아니, 이건 좀 달라. 잘 봐!” 이번에는 에스타가 까맣고 길쭉한 씨앗 몇 개를 움켜쥐고 시범을 보였다. 조막만 한 손으로 흙을 열심히 파낸 후 구덩이 안에 서너 개의 씨앗을 한꺼번에 툭 던져 넣었다. 그리고 파낸 흙을 다시 씨앗 위에 덮고 발로 꾹꾹 밟았다. “이렇게 하면 돼. 쉽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스텔라는 요정 당근이 아닌 또 다른 씨앗을 심을 생각을 하니 저절로 흥이 났다. 곡괭이로 땅을 콱콱 파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었지만 씨앗을 심는 단계이니 아직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스텔라는 맨손으로 흙을 한 움큼 퍼서 작은 구멍을 만들고 에스타가 가르쳐 준 대로 씨앗 서너 개를 안에 넣었다. 다시 흙을 덮는 데까지 불과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와아! 우리 스텔라 진짜 빨리 한다! 너무 잘하는데? 역시 고결한 농사꾼다워!” 따라 나온 요정들이 박수까지 치며 칭찬하자 은근히 기분 좋아진 스텔라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흙을 만지면서 놀면 우울했던 기분이 나아졌지만 지금은 그것 이상이었다.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아트리스 대신 크레디온 제국에 온 건 스텔라에게 행운이었다. 스텔라가 씨앗을 심은 자리를 아크가 꾹꾹 밟으면 에스타가 끌어모은 물방울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따라 나온 오톤과 이베르도 2인 1조가 되어 땅을 파고 씨앗을 심었다. 아무리 낯을 많이 가리고, 불만이 많은 요정이라도 씨앗 심는 일만큼은 아주 즐거운지 재잘재잘 즐겁게 떠드는 소리가 쉴 틈 없이 들렸다. 늘 입술이 툭 튀어나와 있던 오톤의 입가가 둥글게 휘어 있었다. 부지런히 움직여 주머니 안에 있던 씨앗 절반을 심었을 때였다. “공주님, 도와드릴까요?” 얌전하고 단아한 밀라의 목소리였다. 뭐 하시냐고 물어보는 게 아니라 도와줄까 물어본 게 스텔라는 고마웠다. “같이 할래?” 밀라는 솔직히 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건 아니었다. 단지, 스텔라 공주에 대해 더 알 필요도 있었고, 공주님이 손에 흙을 묻히고 있는데 구경만 하고 있을 순 없기에 억지로 나와 본 것이다. “알려주시면 해 보겠습니다.” 스텔라는 온라인홀덤 저에게 해 줬던 것처럼 시범을 보였고 밀라는 금방 이해했다. 밀라와 스텔라의 협동으로 씨앗 심기는 금세 끝이 났다. 물론 중간중간 땅 요정들이 도움을 줬지만 밀라는 알지 못했다. “공주님, 이번에는 뭘 심으신 건가요?” 이번에도 스텔라 공주가 씨앗을 어디서 얻었는지 들은 바가 없었다. 밀라는 공주를 돕는 세력이 구해다 준 것일 거라 확신했다. “약초래. 나도 정확한 이름은 잘 몰라.” 스텔라의 대답을 들은 밀라의 표정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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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더더욱 어깨가 무거워진 태우였다. “미리 말씀 드리는 거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연예인들을 포섭해야 할 겁니다.” “더 많은 연예인들이라면?” “당연한 거죠. 회사는 결국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겁니다. 상품 수가 많을수록 브랜드 가치가 뛰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소수정예라 하더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할 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저희 소속 연예인들 수는 고작 2팀뿐입니다. U.O.U와 박지연 씨.” 의수의 말에 태우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U.O.U야 자신이 속한 그룹이니 당연한 거지만, 박지연에 대해서 아직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었기에. 그녀가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를 받음으로써 잃게 되는 자원들. 연예인 한 명 혹은 한 팀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한 회사 내부의 막강한 지원이 필요로 했던 탓이다. ‘지금은 우리만으로도 벅찬 게 사실. 그런 와중에 무턱대고 받았다 실망시키면, 그만큼의 리스크가 생기는 거니까.’ 거기에 그녀가 자신에게 가진 감정을 모르는 바도 아니고, 태우 역시 그런 그녀가 조금씩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좋아하는 사람,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픈 게 인간의 심리. 다만 지금은 U.O.U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마음에 걸린다. 차라리 지금처럼 각자의 길을 걸었으면 좋으련만. 들소처럼 직진하는 그녀의 행보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태우였다. 그러던 그때. “저 왔어요!” “오셨어요, 지연 씨.” “네, 의수 오빠!” 태우는 자신을 반겨준 의수에게 살랑거리며 다가가 팔짱을 끼면서도, 계속해 무반응인 자신을 향해 혀를 날름거리는 지연의 모습에 헛웃음을 흘렸다. 보면 참 귀여운 사람이긴 한데. 오히려 그게 참 이 상황에선 안타깝단 말이지. ‘더 좋은 곳 많은데, 왜 자꾸 여기 오려고 하는 건지 원.’ 사랑은 사랑. 돈은 돈. 원래 그런 법이니까. “대표님? 사람 불러 놓고 무안하게 앉으라고도 안 하시나요?” “죄송합니다. 스타베팅 볼 게 많아서 저도 모르게 그만. 일단 앉으시죠.” “네!” 태우의 말에 쪼르르 달려가 그의 옆 가까운 자리에 앉은 박지연이었다. 늘 상 느끼는 거지만, 저 얼굴, 저 표정 진짜 사람 마음 뒤흔드는 무기나 마찬가지. 이윽고 김의수가 한쪽 눈을 윙크하며 사라질 무렵. 태우는 가볍게 헛기침하며 박지연을 바라봤다. “일단 공적인 일이니까, 존대하겠습니다. 괜찮죠?” “예. 저도 그 정도 사리 분별은 합니다, 대표님.” “좋습니다. 그럼 일단 먼저 한 가지 여쭐게요. 저희 얼티메이트 기획사에 오고 싶은 이유. 대체 그게 뭡니까?” 태우의 심각한 표정에도 박지연은 여전히 활짝 웃어 보였다. 그 말인즉,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라는 거겠지. “아시다시피 3년 전부터 전 1인 소속사를 운영해온 상황이었고,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힘에 부치는 것도 있고, 이왕이면 좋은 소속사 만나서 함께 키워나가고 싶어요.” “…….” 하. 빈틈이 없네, 빈틈이 없어. 그녀의 말 하나하나 따져보면 틀린 말 따윈 없었다. 1인 소속사로 지내다 보니 이런 문제 저런 문제 터지고, 그것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리고 괜찮은 소속사. 그것도 함께 키워나가고 싶다라. 정말이지 지금 상황에 최고의 대답 아닐까 싶다. 또한 시장적 측면에서 봤을 때, 그녀의 가치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가치. 가수로서도 그러하겠지만, 특히 배우 쪽에선 그와 같은 인물을 찾는 게 더 힘들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직접 자기 발로 찾아왔는데, 거부한다? 이건 뭐 그냥 사업 접자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좋습니다. 하면 지연 씨. 이건 제 사적인 질문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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